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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2769개 사업장 조사

고용 세습·인사권 침해 조항
10% 대기업-정규직에 집중
이기권 “고용구조 악화 초래”

‘유일 교섭단체’ 조항 801곳
‘운영비 원조’규정은 254곳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항이 발견됐다. 특히 이 같은 조항은 대기업-정규직 노조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우선 전체 조사 대상 기업(2769개) 중 신규·특별채용이 있을 때 업무상 사고·질병·사망자 자녀(505개 단협), 정년퇴직자 자녀(442개), 장기근속자 자녀(19개), 노조가 추천하는 사람(5개) 등을 우선·특별채용하는 단체협약 조항을 둔 곳이 694개 기업에 달했다.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750개 중 278개(37.1%), 한국노총 소속 사업장 1621개 중 319개(19.7%) 사업장의 단체협약에서 이 같은 조항이 존재했다. 규모별로는 근로자 1000인 이상 대기업 342개 중 120개(35.1%), 300~999인 규모 기업 705개 중 223개(31.6%), 300인 미만 1722개 기업 중 351개(20.4%)에서 이 같은 조항이 발견됐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세습 조항은 다른 구직자의 헌법상 직업선택 자유와 평등권(채용상 차별금지)을 침해하는 위법”이라며 “대부분의 10% 대기업 정규직 부문에 이런 조항이 들어 있어 노동시장의 격차 확대와 고용구조 악화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운영비를 회사로부터 원조받는 위법 규정도 254개 기업의 단체협약에서 드러났다. ‘회사는 조합 전용차량을 제공하고, 운행 불능 시 새로운 차량을 제공한다’ ‘조합 전임자가 조합 활동 관계로 출장 시 출장비를 지급해야 한다’ ‘사용자는 지부 활동 지원을 위해 매월 300만 원을 지정된 계좌로 입금한다’는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정 조합을 유일한 교섭단체로 규정하는 조항은 801개 단체협약에서 발견됐다. ‘회사는 본 조합이 단체교섭권을 가진 유일한 단체임을 인정하고, 일체의 교섭은 본 조합하고만 하며, 타 조합과는 교섭하지 아니한다’는 등의 조항으로, 이 같은 단체협약은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750개 중 242개(32.3%)에서 나타났다.

위법으로 볼 수는 없지만,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해치는 조항은 368개 기업에서 발견됐다. 기업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조항으로는 ‘전직·전근 등 조합원 또는 노조간부의 배치전환 시 노조 동의 필요’(232개 단협) ‘조합원 징계해고 시 노조 동의 필요’(52개) ‘신규채용 시 노조 동의 필요’(5개) 등이 대표적이다. 경영권 침해와 관련해서는 ‘경영상 이유로 해고 시 노조 동의 필요’(154개 단협) ‘기업 분할·합병, 휴·폐업 또는 신기술 도입 시 노조 동의 필요’(123개) ‘하도급 시 노조 동의 필요’(92개) 등의 조항이 발견됐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