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 활용… 인재 육성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5번기에서 투혼과 창의력을 발휘하며 한국 바둑의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알파고가 던진 충격은 컸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등장을 바둑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능욱 9단은 “알파고 바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다면 다양한 수나 정석이 개발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알파고로 인해 전반적으로 바둑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룡 9단은 “알파고는 프로기사들의 오만을 꾸짖었다”며 “알파고 덕분에 바둑은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바둑이 중국에 추월당한 것은 저변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각 성(省)의 체육국에서 바둑 영재를 발굴, 베이징(北京) 등 중앙의 바둑학교로 보내는 등 국가 차원의 집중 육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격차는 해가 바뀔수록 커졌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국내 정상급 기사의 수는 중국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기원은 적극적으로 영재를 발굴하는 한편 알파고를 바둑 저변을 넓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프로 9단인 양 사무총장은 “AI를 바둑 교육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에게도 우리와 협력해 AI를 이용해 바둑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와의 협력도 고려하고 있다. 바둑교육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스마트폰을 활용해 바둑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