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기능 통해 빅데이터 축적
데이터 재가공 머신러닝 위력

국내고유 문화콘텐츠도 넘어가
유럽선 구글 상대 기소 준비중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데이터) 주권’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구글의 바둑 전용 AI 알파고가 학습한 3000만 건의 바둑 기보는 물론, 전 세계의 빅데이터가 구글 검색 등을 통해 구글의 데이터베이스(DB)에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AI 분야, 특히 빅데이터를 학습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야에서 구글의 힘이 강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9단의 패배를 계기로 구글이 검색을 통해 세계 각국의 정보를 쓸어담아 빅데이터로 활용하면서, 이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색은 서비스업체의 DB에 웹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쌓은 뒤 색인작업과 알고리즘을 적용해 금융, 기후, 의료 등의 분야에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빅데이터로 재가공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유럽이 구글을 상대로 반(反)독점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이면에도 정보 주권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 검색은 유럽 전체 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유럽은 정보 주권을 미국 기업에 넘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수년 전부터 구글에 대한 기소를 준비해왔다. 국내의 경우도 모바일 분야에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구글은 사실상 ‘구글 문화연구원’을 운영 중”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국내 고유 콘텐츠가 구글에 고스란히 모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