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땐 일본식 불황
금리인하론 해결 안돼”

경제심리지수 악화가 실물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전문가들은 소득이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무엇보다 가계 소득이 떨어지는 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려면 노후와 일자리 불안, 주거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나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처방은 미래의 소비를 앞당겨 쓰는 단기 처방”이라며 “짧은 기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소비나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노후와 일자리, 주거 등 구조적인 문제를 손보지 않고 경제심리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가 세제 혜택과 할인 등을 내세운 소비 활성화 대책만으로 경제심리를 끌어올릴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분석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심리가 실물경제보다 더 위축돼 오히려 심리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금의 경제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같은 최악의 경기 상황으로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금리를 조정하는 등 하나의 카드만으로 경제 심리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책마다 가지고 있는 유불리를 떠나 물량 공세에 가까운 종합 패키지식 정책을 쏟아 부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경제심리지수가 하락하는 이유는 당분간 경기 회복이 어려운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과거처럼 경기가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가 아니라 선제적으로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