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초부터 금융 불안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증시 및 위안화 환율과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가 이번 주 두 차례나 거래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8일 코스피지수는 속절없이 장중 1900선이 무너졌고, 가파른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7일 12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금융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염’되는 현상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심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중국 증시 변동과 위안화 절하가 한국 증시와 환율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동조화가 올해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위험)로 대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 상하이(上海)종합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0.75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에 이어 7일에도 중국 증시가 7% 이상 폭락하며 거래가 중단되자 코스피지수도 각각 2.2%, 1.1%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4.91포인트(0.78%) 내린 1889.42로 1900선이 붕괴된 뒤 횡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4일 자본 유출 우려 속에 위안화 가치가 4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자 원·달러 환율도 15.2원이나 급등(원화 가치 하락)했다. 7일에도 위안화 가치가 0.51% 하락하자 원화 가치도 0.23% 동반 하락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라 유독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수록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기존 1145원에서 1210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230원, 향후 12개월 후에는 13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충남·장병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