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기마저 고조
유가하락 가속화할 전망
中 ‘서킷 브레이커’ 중단

글로벌 경제기관들이 올해 세계 경제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던 악재들이 2016년 시작과 동시에 모조리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 신흥국 경제 위기, 북한과 러시아 등 지정학적 위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 등 악재가 줄줄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칵테일형 위기’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8일 경제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갈지자 행보가 시장의 혼란을 더욱 키웠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서킷 브레이커(주식 급등락 시 거래 중단) 제도를 도입한 지 나흘 만에 잠정 중단하는 등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결정을 번복, 투자자 우려를 증폭시키고 매도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 확대는 중동 지역 불안을 키운 것은 물론 유가 하락을 가속화했다. 두바이유가 20달러대로 떨어진 데 이어 7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70달러(2.06%) 떨어진 배럴당 33.27달러,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48달러(1.40%) 내린 33.75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11년여 만에 최저치다.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 경제 위기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제 파탄으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위기에 빠진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높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도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된다.

중동과 유럽-러시아 지역 등의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마저 커지고 있다. 또 유럽 경제 전반을 위기로 몰 수 있는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 내 찬성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줄줄이 터지자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린 재계 모임에서 현재 세계 경제가 “위험한 칵테일(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