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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급격한 둔화에 선진·개도국 수요 감소
올 수출 4∼6% 줄어들고 내년까지 감소세 계속될듯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적 동력인 수출이 3년 만에 역성장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 성적표’가 예상됨에 따라 수출 부진으로 인해 성장률 둔화와 잠재 성장력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에도 중국 등 세계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한국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환율 균형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4∼6%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연구기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6.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세계 교역량 부진 등으로 올해 한국 수출이 4%대의 역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초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4.3%였다.

한국 수출 부진은 국제 유가 하락과 공급과잉 등으로 수출단가가 대폭 떨어진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애초 하반기에 수출 물량이 늘면서 수출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실은 이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중국 성장세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선진국과 개도국 전반에서 수요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로 중국 등 세계 경제 성장세가 한국 수출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중국 경제 상황은 더 악화할 조짐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이미 중국 성장률이 올해 6.6%에서 내년 6.0%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5%대까지 제시하고 있다.

전성인(경제학) 홍익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되는 것이 아니어서 내년에도 한국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다들 암묵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위기도 아닌데 수출이 감소한다는 것이 느낌이 좋지 않다”면서 “과거에는 원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이 늘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빠져나갈 길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이 회복될 힘이 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성장세가 둔화될 뿐 아니라 수입 자급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중국시장에서 한국산 스마트폰과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은 서비스 내수 중심으로 좋아지기 때문에 수입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술적으로 내년엔 기저효과로 인해 약간의 반등이 예상되지만, 절대량으로 우리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로 우리 수출 품목과 겹치는 품목에 대해 가격 인하 등 덤핑을 시도할 경우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박정민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