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실효환율 4.6% 하락
61국 중 11번째로 큰 폭
엔화 오름세 전환도 주목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기준금리 논란 등 주요 2개국(G2) 발 충격에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줄줄이 떨어졌다. 원화 가치도 내림세여서 부진한 수출에 ‘숨통’을 틔워줄지 주목된다.

22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세계 61개국 통화가치를 보여주는 실질실효환율은 G2 발 경제 충격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8월 109.01로 중국 증시 폭락이 벌어지기 전인 5월(114.32)에 비해 4.6% 하락했다. 이는 61개국 중에서 11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반영한 환율로 각국 통화의 실제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질실효환율이 100을 넘어설 경우 기준연도인 2010년보다 고평가됐음을, 100 미만일 경우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11월 109.19를 저점으로 상승해 4월에는 115.67까지 올랐다.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4개월 연속 내림세를 탔다. 이처럼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그동안 급락세였던 엔화 실질실효환율이 7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선 점도 위안거리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도 최근 G2 발 충격에 동반 하락했다. 러시아 루블화의 8월 실질실효환율은 73.72로 5월(92.57)과 비교하면 20.4%나 급락했다. 이는 61개국 중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콜롬비아 페소화와 브라질 헤알화 실질실효환율은 같은 기간 각각 17.4%와 9.8% 떨어졌다. 칠레 페소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실질실효환율 역시 최근 3개월 사이에 각각 7.8%와 7.7% 하락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