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대홍기획 등 세무조사
관세청, 면세점특허 연장 심사
공정위, 日롯데 지배구조 조사
사실상 롯데그룹 전방위 점검

정부·여당이 경제계는 물론 국민 정서에까지 메가톤급 충격을 주고 있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순환출자 규제 강화, 소수지분의 그룹 지배를 견제하는 내용을 담은 ‘재벌 지배구조 개선책’ 마련을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롯데그룹 ‘오너 리스크’의 영향이 개별 기업을 떠나 순환출자 등 재계 전체의 지배구조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사정·경쟁·세관 당국도 한꺼번에 롯데그룹의 자금부터 관련 현안에 대한 사실상의 ‘집중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오너 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6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를 포함한 대기업 지배구조 관련 개선책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416개에 달하는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롯데처럼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별도로 금지하고 있지 않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호텔롯데가 지분을 가진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해 롯데그룹 전체의 자금흐름 파악으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세무조사 확대 여부에 대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의 지분과 최대주주 및 출자 현황 등 실태 파악을 위해 롯데측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알토란’ 수익원인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연장심사 건에 대해서는 주무 부처인 관세청의 ‘동향’이 관심사다. 관세청 핵심 관계자는 “면세점 심사 기준에 부채비율 등 경영 상태가 포함돼 있고 객관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를 평가할 뿐”이라면서도 “(이런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 롯데면세점에는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이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민종·손우성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