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反롯데 한·일 양국에서 ‘반(反)롯데’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일본 포털 사이트에는 일본 네티즌들이 올린 ‘롯데를 일본에서 쫓아내자’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캡처

국내 反롯데 조짐이어 이중고

“이대로 도산되면 감사하겠습니다. 남 조센징(남한 사람)들도 그렇게 바라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기투합”, “롯데는 몸통은 한국에, 머리는 일본에 있는 일본 기업”.

롯데그룹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정서가 심상치 않다. 한국에서는 일본 기업, 일본에서는 한국 기업이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 불매운동까지 가시화되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했다. 5일 야후재팬 등 일본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롯데 경영권 다툼을 다룬 기사에 ‘반(反)롯데’ 정서가 팽배한 부정적 댓글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티 롯데 운동 확대 조짐’이라는 이 포털사이트 국제 뉴스에는 5일 오전 8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고 이 중 “롯데 필요없다”, “5년간 롯데 과자랑 롯데리아를 안 먹었는데 다른 롯데 계열사 상품을 알려달라”, “메이지·구리코(일본 식품 기업)가 있어서 롯데가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다”는 등 롯데 제품 불매를 암시하는 내용이 2000개 이상의 추천 수로 일본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는 발언이 전해지자 롯데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비난 수위는 한층 거세졌다. ot*****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일본에서 번 돈을 한국에 마구 투자했다는 얘기”라고 적었고, 네티즌 gocha*****는 “젊은 세대에게 롯데가 한국 기업임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비아냥댔다. 롯데 사태를 계기로 혐한(嫌韓) 기류를 띠는 글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트위터 이용자 Takeshixx는 “조센징은 사람으로 인정할 수 없다. 롯데는 자이니치(在日) 회사. 모은 돈은 한국으로 가져간다”고 했고,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pocketxxxx는 “롯데는 자이니치 기업도 아닌 조센징 회사일 뿐”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국내에서도 롯데의 국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4일 성명을 발표해 “롯데는 몸통은 한국에, 머리는 일본에 있는 기형적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돈은 한국에서 벌어 일본에 바치는 꼴이기에 롯데는 일본 기업으로 봐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