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히로히토(裕仁) 일왕 생일인 오는 29일에 이뤄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보수성향 주간지인 위클리 스탠더드의 에덴 엡스타인 부편집인은 지난 21일 ‘아베에게 잘못된 날짜(A Bad Day for Abe)’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쇼와(昭和)의 날인 4월 29일에 이뤄지는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에 한국인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참전용사들조차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보수그룹인 티파티의 웹 사이트인 ‘레드 스테이트’는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에 연설을 하겠다는 것은 (제2차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 아시아 동맹국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레드 스테이트는 “연설일을 다른 날짜로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성 인권운동가 출신으로 11선인 민주당의 세일라 잭슨 리(텍사스) 하원의원은 22일 “일본군 위안부는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중요한 이슈”라면서 “일본 정부에 의해 강요된 위안부 시스템은 그 잔인성과 규모 면에서 21세기 여성 인신매매의 대표적 사례의 하나”라는 글을 의회 의사록에 올렸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