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이 시공 회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돼 20여 년간 흉물로 방치된 휴양용 콘도미니엄 건물에 투자자를 적극 유치, 민원 해결의 좋은 선례를 남겼다.

13일 완도군에 따르면 지난 1993년 완도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완도읍 망석리 일대에 휴양용 콘도미니엄이 착공됐다. 그러나 건물의 뼈대를 갖추어가던 1995년 건설회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20년 가까이 흉물로 전락해 경관 훼손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 하루빨리 투자자들을 찾아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군은 전국을 돌며 잠재적 투자자들을 만나 12차례에 걸쳐 투자상담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년가량 장기간 방치된 건물이어서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 뻔한 데다 대도시와의 접근성 등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군 관계자들의 속은 타들어 갔다. ‘슬로시티’ 청산도 등 완도지역 곳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 숙박시설 확충이 시급해진 상황이었다.

군은 이에 따라 2013년 전문 기관에 해당 건물의 구조안전진단을 의뢰해 전면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통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어 사업계획 변경 등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5억 원(도비, 군비 각 50%)이 소요되는 진입도로 등 기반시설도 해주겠다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결국 지난해 에스에스알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뒤 행정절차 간소화를 통해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에스에스알 측은 170억 원을 투자해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으며 오는 5월 중 ‘윈네스 리조트’를 개관할 계획이다.

완도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