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이 마을과 축사의 거리를 제한하는 ‘가축 사육제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축산업계에서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주군은 악취와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등 주민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축산업계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울주군에 따르면 올해 초 울주군 임시회에서 가축의 사육을 제한하는 내용을 새로 포함시킨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개정 조례안’ 심의를 요청했다. 이 조례는 5가구 이상이 사는 주거지로부터 500m 이내에는 육우나 젖소, 말, 사슴, 양 등의 가축을 사육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돼지, 닭, 오리, 개 등은 1000m 이내에서 기를 수 없도록 제한했다. 다만 농가가 부업용으로 소·젖소·돼지·말·사슴·양은 3마리 이하, 닭·오리는 20마리 이하를 사육하는 경우는 예외로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도시 광역화가 이뤄지고 있는 울주군에서 축사가 생길 때마다 주민들이 악취와 수질오염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주민 마찰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조례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축산업계는 “이렇게 축사 설치를 강하게 제한하는 것은 생존권을 말살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한우협회 울산광역시지부 등 지역 축산농민 200여 명은 “군의회는 대책 없는 조례안을 폐기하고 축산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울주군의회는 이 조례의 심의를 보류하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10일 가진 첫 현장 간담회에서도 주민들은 악취와 수질오염 등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며, 조례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반면, 축산업계는 조례안이 폐기될 때까지 투쟁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