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남경필(오른쪽 세번째)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빙그레 광주공장을 방문해 생산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제조·부대시설 못 늘린 빙그레
투자 못해 생산량·일자리 급감

설비 늘리려던 부품 제조 中企
결국 정부 지원 사업비도 반납

경기‘수도권정비법’개정 건의
“기존공장 규제만이라도 완화를”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추진이 지역 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광주시 일원 기업들이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가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1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광주시 곤지암읍 삼리 빙그레 광주공장은 1987년 설립된 이후로 건축 제한 탓에 투자가 이뤄지지 못해 생산량과 일자리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 공장은 1994년 980명에 달하던 직원 수가 100명대로 줄어들었고, 생산액 역시 2001년 1416억 원에서 732억 원(지난해 기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빙그레는 광주공장의 제조시설과 부대시설을 증설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시행령에서 자연보전권역 내 공업용지 면적을 6만㎡ 밑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시급한 화물차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공장 부지 증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못하고 있다.

광주시 오포읍 양벌리 롯데칠성음료도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증설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품을 보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생산제품을 안성과 대전공장으로 배송한 뒤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식으로 물류비를 이중으로 낭비하고 있다. 또한 부족한 생산설비를 활용해 수도권에 제품을 공급하다 보니 음료수 소비가 급증하는 여름철에는 직원들의 밤샘근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공장 주변에 제품 보관을 위한 물류창고 신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중소기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부품을 제조하는 N사는 최근 수출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설비를 확대하기로 하고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5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자연보전권역의 연접개발 면적 제한에 걸려 공장증설이 좌절돼 사업비를 반납하고 이전 부지를 물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같은 어려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이후로 머지않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비수도권 지역에서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완강히 반대하면서 정부 내에서도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부처끼리 실무 검토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정부에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규제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도는 우선 수정법 시행령이 시행된 1983년 10월 이전에 입지한 기존 공장에 대해서만이라도 공장 면적 상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도는 중장기적으로 자연보전권역 내 공업용지조성사업 규모를 6만㎡ 이하로 일괄적용하는 현 규정을 산업단지 50만㎡ 미만, 공업지역 30만㎡ 미만, 계획관리지역 10만㎡ 이하로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