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전 권한침해 가능성
심판절차서 큰 쟁점될 듯

5일 오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되면서 법률 시행이 예상되는 2016년 9월 이전에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헌재는 이날 사건을 접수하고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사건을 배당한다. 배당은 컴퓨터에 의해 무작위로 이뤄지고 배당을 받은 주심 재판관이 속한 지정 재판부에서 사전심사를 하게 된다. 지정 재판부는 재판관 3명으로 이뤄지며, 사전심사는 30일 이내에 끝내야 한다. 3명의 재판관 중 1명이라도 사건을 전원 재판부로 회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면, 재판관 9명 전원으로 구성된 전원 재판부로 사건이 넘어간다.

지정 재판부 단계에서는 헌법소원 청구가 법률적 하자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지게 된다.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은 국회 본회의만 통과한 상태로 법률 시행은 물론 공포조차 되지 않았다. 헌법소원을 제출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사건 접수 후 헌재가 심사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법률이 공포되기 때문에 절차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은 보통 15일 이내 대통령이 공포하게 된다. 대통령이 공포를 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도 있는데, 청와대는 김영란법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시행되기 전 법률에 대해서는 헌재의 심판이 이뤄질 수 있지만, 공포 전 법률에 대해서는 심사를 한 전례가 없다”며 “법률이 공포돼 있고, 시간이 지나면 효력을 발생하는 법률의 경우 기본권의 침해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해석해 심판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시행 전 법률에 대한 기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헌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헌재 심판 절차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법에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에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훈시 규정으로 해석하고 있어 선고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