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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은 위헌 요소를 제거해야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회의 김영란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앞두고 하창우(사진) 대한변호사회 회장은 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영란법의 원래 취지에는 공감했다. 그는 “‘공무원은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면 처벌해야 한다’는 김영란법의 당초 취지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김영란의 법 적용 대상이 과도하게 확대된 것은 당초 취지에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공공성’을 띤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민간의 특정 직역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과도하고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특히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이 포함된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현행대로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언론 길들이기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게끔 한 김영란법의 조항도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단순히 죄를 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을 받게 되면 형사법 체계가 무너진다”며 “공안사범인 간첩을 대상으로 하는 불고지죄를 민간인까지 확대하는 것은 형사법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4일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시행령 제정을 통해 김영란법 위헌성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부분과 관련해서도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 적용대상에 언론인 등 공무원이 아닌 직역까지 포함된 상황에서는 시행령 제정은 의미가 없다 ”며 “처음부터 법을 손질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없어서 위헌 심사가 힘든 것은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법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위헌 법률은 제정 직후 일정 기간 동안은 재판이 전제되지 않아도 헌법소원 심판 청구와 위헌 심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위헌 요소를 검토하지 않고 법을 통과시킨 국회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포퓰리즘 입법을 하는 통에 김영란법의 원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