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서 응급처치 뒤 신촌세브란스서 수술받아

朴대통령 피습때와 비슷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른쪽 뺨과 왼쪽 손에 큰 상처를 입으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오른쪽 뺨의 상처가 안면신경을 건드렸을 경우 안면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날 리퍼트 대사는 인근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서 긴급치료를 받은 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리퍼트 대사의 아내 로빈 리퍼트 여사가 지난 1월 아들을 출산한 병원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2006년 비슷한 습격을 당했을 때 수술을 받았던 곳이다. 리퍼트 대사가 강북삼성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해 다시 수술을 받은 것을 보면 상처가 다소 깊을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가 상처를 입은 오른쪽 뺨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상처 깊이에 따라 후유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뺨에는 5가지 신경이 지나가고 있어 이 신경이 끊어졌을 경우 안면마비가 올 수 있다”며 “또 귀에서 입안으로 연결되는 침샘관도 뺨에 있어 이것이 손상될 경우 침이 새어 나오거나 고일 수 있어 오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안면신경 손상은 초기에 신속하게 치료하면 회복할 수는 있지만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로 회복기간이 길다”며 “신경 손상이 있을 경우 초기 일주일 정도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덕렬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교수도 “오른쪽 뺨에 이상이 있을 경우 상처가 깊지 않아도 안면 감각 신경에 손상이 있을 수 있다”며 “신경 손상이 있다면 이후 안면 움직임에 장애를 겪거나 말할 때 발음이 부정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박 대통령이 습격 당한 사건의 경우 귀에서 턱까지 상처가 나 신경부위가 많은 뺨을 비껴갔기 때문에 후유증이 크지 않았지만, 리퍼트 대사의 경우 귀에서 입꼬리까지 안면부위에 상처가 깊게 났다면 후유증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6년 5월 20일 신촌에서 5·31 지방선거 운동을 하다가 괴한에게 커터칼로 습격을 받은 바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