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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빠져들면서 외환위기 전인 1996년까지 세계 30위 안에 있던 경제성장률 순위가 최근에는 100위권 수준까지 추락했다. 세계 성장률과 격차도 줄어들어 올해는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6일 한국은행과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0%로 관련 통계가 있는 세계 203개국 중에서 95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 1991년(10.4%)에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등 1996년(7.6%, 30위)까지 세계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에 성장률이 5.9%로 하락, 순위가 58위로 떨어진 데 이어 1998년에는 성장률이 -5.5%로 급락하면서 188위까지 밀려났다. 1999년에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11.3%로 뛰면서 순위가 8위로 올랐지만 이후 내림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카드 사태가 발생한 2003년(2.9%, 132위) 다시 세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뒤 100위권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2010년에 6.5%의 반짝 성장에 54위를 기록했지만, 2011년(3.7%) 98위, 2012년(2.3%) 117위, 2013년(3.0%) 95위 등 100위권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세계 성장률과의 격차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980년대에 연평균 8.8%로 세계 성장률(3.1%)보다 5.7%포인트 높았다. 1990년대에는 이 격차가 4.4%포인트로 줄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2.1%포인트까지 감소했다. 이후 격차는 더욱 줄어 2014년에는 3.3% 성장,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지난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3.3%)와 같았다.

특히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잡고 있어 세계 성장률(IMF 전망치 3.5%)에 못 미치는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우려된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