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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위에서 20위로 추락”
생산가능인구 20년 뒤 50%대
각종 규제 탓에 기업 투자 꺼려
구조 개혁·규제 철폐 등 시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빠른 하락을 전망한 것은 인구 고령화와 투자 둔화, 생산성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도 지난 2010∼2012년 3.7%였던 잠재성장률이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 탓에 현재는 3.5% 정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 구조개혁과 규제 철폐, 기술 투자 효율성 강화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OECD 장기 경제전망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34년이면 1.97%로 1%대로 하락한다. 올해 OECD 34개 회원국 중 3번째로 높은 잠재성장률이 20년도 되지 않아 22위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잠재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급락하는 것은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3대 축인 노동 투입과 자본 투입, 총 요소 생산성(투입된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이 한계에 봉착한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전체 인구의 72.9%를 차지하고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22년에 69.7%로 60%대로 떨어지고, 20년 뒤인 2035년에는 59.5%로 50%대까지 추락한다. 핵심생산인구(25∼59세)의 감소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전체인구의 38.3%인 핵심생산인구는 2032년이면 29.7%로 20%대까지 떨어진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인구문제, 그중 고령화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와 함께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정자산 축적 증가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연평균 11.3%였으나 위기 이후 5%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연평균 3.5%로 하락하는 등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 경제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성과는 없는 ‘스웨덴 패러독스’ 현상을 보이는 것도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12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비중은 4.0%로 세계 1위고, 지출규모는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하지만 기술경쟁력을 보여주는 기술무역수지 비(기술수출／기술수입)는 0.41배로 적자 상태다.

김종석(경영학) 홍익대 교수는 “정규직 보호와 각종 규제 때문에 노동과 자본의 투입, 총 요소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가 많다 보니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일부 기업은 기득권에 안주해 투자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구조개혁과 규제 철폐를 통해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화하고, 기업 투자와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