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수당 등 전액 지급
심지어 경로효친금까지 얹어줘

26%인 195명 연수로 학위취득
그중 팀장급 이상이 181명 차지

23개 금융회사파산재단 관재인
골프·콘도회원권 등 사적 사용

자비 연수를 간 직원에게 월급은 물론이고 상여금과 경로효친금, 직무수당 등을 챙겨주는 공기업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파산한 회사의 골프회원권 등을 처분하면서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일부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신동우(새누리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거래소는 자신의 학위 취득을 위해 자비 연수를 간 직원에게 월급과 상여금, 경로효친금, 직무수당 등을 100% 지급해왔다. 실제로 자비 연수로 국내 대학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한 직원은 한 번의 근무도 없이 2년간 봉급과 각종 수당을 포함해 총 1억8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0년 이후 자비 연수를 간 직원은 지난해 6월 현재 8명이다.

거래소가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연수를 지원하는 직원 수는 10명 중 2.6명꼴이다. 거래소는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 65명, 해외 44명 등 총 109명에게 공식적인 연수 기회를 제공했다.

거래소 전체 직원 748명 중 26%인 195명이 연수를 통해 학위 취득을 했으며, 그중 팀장급 이상만 보면 497명 중 36%인 181명에 이르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체 직원 수의 절반을 넘어서는 인원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부터 2년 7개월 동안 400여 명이 총 151건의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총 21억8000만 원을 여비로 지급 받았다.

목적이 불분명한 출장 건수는 70여 건에 달했다. 총회와 이사회, 심사, 업무협의 등 목적이 분명한 경우를 빼고 콘퍼런스 참가나 해외 현장조사 등 출장 사유가 불분명한 경우를 합산한 결과다.

외유성 출장 직원 166명에게 지급된 여비만 총 10억8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신 의원은 분석했다. 이 중 유명 휴양지에서 개최된 건을 조사한 결과 해당 세미나에는 전혀 참석하지 않고 100% 관광여행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 의원은 “2013년 6월 5박 7일 동안의 미국 플로리다 출장 건의 경우 일정 내내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보고돼 있으나 조사 결과 허위였다”면서 “현지 체류 3일 내내 여객선 탑승, 악어쇼 관람, 휴양섬 관광, 자유시간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자산을 처분해 채권자에게 배당을 해야 하는 파산재단이 콘도나 골프 회원권 등을 처분하지 않고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23개 금융회사파산재단은 파산선고 이후 보유하게 된 골프회원권 64개(장부가액 500억 원) 및 콘도회원권 75개(장부가액 61억 원)를 한 번도 공매에 내놓지 않았다. 특히 파산재단은 매각 처분 대상인 회원권의 경우 파산관재인이나 보조인이 임의로 사용하지 않도록 사용정지 처분을 해야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감사원은 파산재단 관재인이나 보조인 등이 총 27회에 걸쳐 회원권 등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을 지난해 적발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