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 = 송재우 기자 jaewoo@

규정을 어기고 성과급과 지원금을 초과 지급하거나 불법 전용한 예산으로 직원들에게 개인용 전자기기를 구매해 나눠주는 등 일부 공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을 혁파하겠다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향후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직원들에게 기본급과 기본연봉에 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작성,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경영평가 성과급 798억여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공사는 2009년 임금체계를 개편하면서 예산 편성 지침을 어기고 경영평가 성과급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을 높여 성과급이 과다하게 지급되도록 하는 꼼수를 쓴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상승된 기본급을 기준으로 성과급이 지급되는 바람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공사가 초과 지급한 성과급은 18억7700만 원에 이른다.

한국석유공사는 2010년 영국의 석유회사인 다나페트롤리엄을 인수한 후 투자예산이 남자, 같은 해 12월 이사회의 승인 없이 잔여 예산을 이용해 임직원에게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13억 원의 현물을 구매해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2011년 1월 예산을 집행했다.

2012년엔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할 수 있는 예산이 48억 원으로 감소하자 같은 해 8월 예산 잔액 가운데 7억 원을 이사회 승인 없이 무단 사용해 임직원들에게 아이패드를 구매·지급했다.

같은 해 12월엔 잔여 예산 10억 원을 이사회 승인 없이 무단 사용하기로 한 후 2013년으로 예산을 이월, 2013년 2월 임직원에게 디지털카메라를 구매·지급하는 등 3년간 총 30억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95년부터 탄광근로자 자녀들에게 대학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고 있는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중복 지원자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의 ‘근로자 자녀 학자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지원금은 각 학교의 학칙에서 정하는 전공별 수학기간 1회에 한해 지급하고, 동일 학년의 동일 학기 중복 지원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공단은 석탄광업근로자 등이 신청한 학자금 중 동일 학년의 동일 학기에 대한 중복 지원 신청자가 있는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29명에게 9527만 원을 중복 지원했다.

노기섭·임대환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