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고보조금 지출내역 29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통합진보당의 국고보조금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열흘 이상 지난 가운데 후속 조치가 큰 혼란 없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 집회의 규모도 작고, 정당 해산 집행 과정에서 통진당 측의 큰 저항도 없어 공안당국이 안도하고 있다.

30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한국진보연대 등은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직후부터 규탄 집회를 열어왔다. 하지만 주말이었던 지난 27일 서울역 광장에 모인 집회 참가자는 400명 수준에 불과했다. 1주일 전인 20일 집회에도 800명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공안당국은 파악했다. 검찰과 경찰은 헌재 결정이 나오자마자 공안대책협의회를 개최하고 통진당의 대대적인 집회에 대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 해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했다”며 “집회 규모도 작고 통진당의 저항 강도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통진당 국회 사무실 퇴거 작업도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통진당은 지난 25일까지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짐을 빼고 사무실을 정리했다. 통진당 전 의원들과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 박탈 결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지만,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결정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장영수(헌법학)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진당이 의원직 지위 확인 행정소송을 내는 것은 난센스”라며 “대법원 판결에 대해 하급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통진당 재산 환수 작업은 앞으로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통진당 계좌에 올해 지급된 국고보조금 61억 원 중 238만 원만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선관위는 앞으로 실사를 통해 통진당이 규정에 맞지 않게 돈을 사용한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 54단독 송중호 판사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통진당 서울시당의 예금계좌에 대해 낸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30일 밝혔다.

김병채·김동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