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전반대그룹’이 성탄절(25일)로 예고했던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신 한수원 업무 행정망에 대한 해킹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수원은 ‘4대 근본적인 대응조치’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보안업계에서 초보적 수준으로 평가하는 것들인 데다 올해 자체 보안 점검 때 취했던 조치를 다시 하겠다는 것이어서 해킹 시도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석(사진) 한수원 사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전반대그룹이라고 자신을 지칭한 해커가 성동격서(聲東擊西·동쪽을 공격한다고 떠든 뒤 서쪽을 친다는 뜻)라는 표현을 쓰면서 원전을 노린다고 해놓고 회사 업무망에 대한 침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어 “침입탐지 모니터링 강화, 추가적인 방화벽 설치, PC 시간 조정, 근거리통신망(LAN)포트 차단 등 ‘근본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사이버 공격의 구체적인 형태나 강도 등은 해킹을 시도하는 세력들이 역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격 대상이 원전에서 한수원 업무 행정망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는 상태다.
해킹 시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한수원의 4가지 조치가 ‘근본적인 것’이 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조 사장이 언급했던 조치 중 침입탐지 모니터링 강화와 추가적인 방화벽 설치, PC 시간 조정 등 3가지는 보안업계에서 해킹에 대한 초기 대응 내지 해킹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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