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운전 날 농성 한국전력이 착공 6년 만에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와 북경남변전소를 잇는 765㎸ 송전선로를 완공하고 시운전을 시작한 28일 경남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송전탑 앞에서 송전탑 시운전에 항의하는 주민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리 원전 3·4호기 전력수송을 위해 건립된 765㎸ 신고리∼북경남변전선로가 3호기 완공이 늦어지면서 6개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양송전탑’으로 대표되는 이 구간 선로 시험운전도 북경남변전소에서 신고리 쪽으로 전력을 거꾸로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완료해 지난 28일부터 경남 창녕군 성산면 방리에 있는 북경남변전소에서 전력을 신고리 쪽으로 보내 765㎸ 신고리∼북경남변전선로에 대한 시험송전을 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한전 측은 신고리 3호기 준공이 지연되면서 신고리 1·2호기 생산 전력을 통해 시험운전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신고리 3호기 공사 중 드러난 불량 케이블 문제와 질식사고로 완공이 늦어지는 등 신고리원전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한전이 대구 등에서 전력을 끌어와 최종 선로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한전 선로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신고리원전과 상관없이 시험송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고리 3호기가 예정대로 완공됐다면 밀양송전탑 완공과 함께 곧바로 원전 전력으로 시험운전을 하고 상업운전도 시작돼야 하는 상황이다.

신고리 3호기는 지난 3월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JS전선케이블이 화염 재시험 결과 승인 기준에 못 미쳐 전량을 교체하기로 하면서 완공이 내년 6월로 늦춰졌다. 이 때문에 신고리 원전 3호기 전력 수송을 위해 5400억 원의 사업비와 수백억 원의 사회적 갈등비용을 지불하고 건립된 밀양송전탑이 3호기가 완공돼 상업운전이 시작될 때까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 특히 송전탑 공사는 밀양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뚫고 11차례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4년 이상 지체된 끝에 완공된 장기 미결 국책사업이었지만 활용이 늦어지면서 공사 완료가 무색하게 됐다.

한전 측은 내년 상반기에 이미 전력수송이 이뤄지고 있는 신고리 1·2호기 전력을 분산 수송하는 데 신고리∼북경남변전선로를 사용하고 3호기가 완공되면 선로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밀양=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