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천궁II’의 사격 이미지. 오른쪽 상단 작은 사진은 천궁II가 표적기에 명중한 모습. LIG넥스원 제공

LIG넥스원, 공급계약 체결
UAE·사우디 이은‘兆 단위’

방산 업체 LIG넥스원이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이자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I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3조7000억 원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 번째 조 단위 대형 수출이다. LIG넥스원이 중동 지역에서 연이어 천궁II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K-방산’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IG넥스원은 19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국방부와 천궁I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로 꼽히는 천궁Ⅱ는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됐으며,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한다.

천궁II에는 탄도탄과 항공기 요격을 위한 교전 통제 기술과 다기능 레이더 추적 기술, 유도탄의 빠른 반응시간 확보를 위한 전방 날개 조종형 형상 설계 및 제어 기술 등이 적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천궁II는 전 세계적으로도 일부 국가에서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유도 무기 체계”라고 설명했다. 천궁Ⅱ는 지난 2022년 UAE에 처음 수출되며 K-방산의 수출 역사를 새로 썼다. 당시 UAE와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7000억 원) 상당으로, 국산 단일 무기 계약 건으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LIG넥스원이 UAE, 사우디에 이어 이라크에도 천궁II를 수출하면서 중동 주요 3개 국가를 잇는 ‘K-방공망 벨트’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IG넥스원은 중동 3개국에 ‘K-중거리 방공망’이 배치된 만큼 향후 해당 국가들이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거리·고고도 요격 체계에 대한 추가 수출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 관계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긴밀한 공조가 있었기에 첨단 국산 유도 무기가 중동 국가의 하늘을 지키는 대표 무기 체계로 자리매김하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이번 성과가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