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밖 조직·결사는 가능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리게 됨으로써 통진당과 이념적으로나 강령적으로 유사한 정당이 또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통진당 지지자나 당원 등이 통진당의 강령과 비슷한 ‘유사 강령’과 정강정책 등을 내세운 또 다른 정당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그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통합진보당 명칭을 재사용하는 것도 물론 안된다. 한마디로 ‘이름만 바꾼’, 혹은 ‘가면 쓴’ 통진당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당법 40조는 ‘정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때에는 해산된 정당의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진당이 주장한 진보적 민주주의 등의 이념을 토대로 정당을 결성할 수는 없다.

통합진보당이라는 명칭도 다시 사용하지 못한다. 정당법 41조 2항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해산된 정당의 명칭과 같은 명칭은 정당의 명칭으로 다시 사용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대체 조직이나 결사는 만들 수 있다. 정당이 아닌 경우에는 이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유사 명칭의 정당 등록은 가능하다. ‘진보’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진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정당명은 통진당과 강령을 같이 하지 않는 한 언제든 등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