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비례원칙 부합않고 자유로운 의사결정 방해”

19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사건에서 인용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명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 뜻을 밝힌 김이수 재판관의 의견도 공개했다.

다음은 기각의견 주요 요지.

△통진당 목적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고, 자주적 민주주의를 세우고, 진보적인 민주주의 사회를 실현하겠다는 피청구인 의견은 실질적 민주주의 구현으로 볼 수 있다. 진보적 민주주의의 구체적 내용은 수십 년에 걸쳐 선택된 내용이다. 사회주의적 내용이지만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는다. 정당해산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돼야 하는 바 북한식 사회주의, 수령 일당 독재로 보기 어렵다. 우리 사회 다수 시각과 동떨어졌다는 의견이 있지만, 자주파가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종한다고 보기 힘들다.

△통진당 활동

지역조직인 경기도당 주최로 이뤄진 모임에서 대한민국 국가 기간시설을 공격한다는 것은 보편적 국민 정서에 어긋나고 민주적 질서에 위배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활동은 비핵 평화 체제와 자주적 노선을 강령으로 내세운 피청구인의 책임으로 귀속시키기 어렵다. 비례대표 부정 사건 등 일부 활동이 민주적 의사 질서를 저해한 것은 인정되나, 조직적·계획적·지속적으로 저해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

산발적 부정행위 등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으로 해악을 끼친 근거로 보기 힘들다.

△비례 원칙

비례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해산 결정으로 인해 달성하는 사회적 이익은 통상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불이익은 민주주의에 큰 저해를 주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방해를 끼친다. 통진당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우리 사회에 변화를 준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두 축으로 하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토대 위에 서 있다. 통진당에 면죄부를 주고 옹호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질서에 신뢰를 천명하고 헌법 정신과 본질을 수호하자는 취지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