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각종 현안에 대한 노·사·정의 ‘통 큰’ 대타협이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 노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2015년도 예산 처리와 각종 의혹 사건에 휘말려 노동 관련 현안 입법에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여야는 각종 현안 법률 개정안을 두고 현격한 견해차를 보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는 노측 현안인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안을 관철시키고 근로시간을 단축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주장한다. 사측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노사의 합의를 통한 노·사 대타협을 원하고 있다. 이 같은 대타협에는 정치권이 주축이 돼 조율에 나서야 한다. 노사의 요구를 중재하고 이에 따른 법률을 만들어 ‘패키지 딜’을 성사시킬 적임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여야가 예산 문제와 각종 비리의혹 등으로 대립하고 있어 정기국회 동안 현안 법안을 논의조차 못했다. 이 때문에 정기국회 폐회 후 임시국회가 열린다면 노동관련 현안과 각종 법안 처리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이 발의한 고용차별 해소 관련 6개 법과 최저임금 인상법(최저임금법 개정안), 고용보험 적용 확대법(고용보험법 개정안, 저소득층 취업 지원 및 생활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실노동시간 단축법(근로시간 단축법),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법(교육 공무직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 제정안) 등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야권은 고용차별 해소와 관련, 상시 업무 정규직 채용 원칙 확립과 동일가치 동일임금 적용을 통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을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차별 해소와 관련된 법은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주요 법안이다.

이들 법안은 현재 환노위 법안 심사를 앞둔 만큼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임시 국회가 열리면 정부와 여당이 요구하는 민생법안 30개와 함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휴일근로 기준을 없애 휴일근로 수당을 통상임금의 200%에서 150%로 축소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해 ‘맞불’을 놓고 있지만 양측의 대립관계는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조준모(경제학) 성균관대 교수는 “시장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사적 자치를 확대하되, 노동시장의 핵심 이슈인 최저임금과 간접고용, 그리고 고용 취약계층의 공적 사회안전망에 의한 보호 확대 및 강화에 대한 공론화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