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국 중에서 ‘꼴찌’였던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안정성이 15년이 지난 2013년에도 여전히 OECD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1998년 OECD 가입국 중 15위에서 2013년에는 20위로 더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키우면서 국가의 고용률을 높여온 ‘고용 선진국’들과 정반대 방향으로 역주행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OECD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8년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안정성지수는 -1.785를 기록, OECD 가입 22개국 중에서 가장 낮았으며, 유연성지수는 -0.445로 15위를 기록했다.

2013년의 경우 노동시장의 안정성은 -1.558로 여전히 OECD 가입 22개국 중에서 ‘꼴찌’였으며, 유연성은 -1.233을 기록, 20위로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노동시장이 유연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1998년부터 2013년 사이 OECD에 가입한 22개국의 정규직 개별해고 및 집단해고 지수, 임시직 개별해고 지수 등 7개 변수에 가중치를 부여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및 안정성 지수를 산출했다.

세계적으로 노동 개혁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네덜란드(0.514→1.831), 독일(-0.507→0.103), 아일랜드(0.565→1.181) 등은 같은 기간 노동 유연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정규직의 ‘철밥통’이 강화돼 기업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고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면서 전체적인 노동시장의 안정성은 여전히 OECD 꼴찌 수준인 상태에서 유연성만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정규직의 노동 유연성을 높여야 시간제·기간제·파견근로자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국가 전체적으로 고용률이 높아지면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