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만명 서명 받아야 투표 가능… 실현안돼도 ‘경고’ 의미

이미지 크게보기곤혹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시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사무감사에 참석,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학부모단체가 서울시교육감을 임기 중 해임할 수 있는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 유권자 중 얼마나 주민소환에 동의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주민소환제는 ‘지방자치법’ 제20조 제1항의 ‘주민은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의원(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은 제외)을 소환할 권리를 가진다’는 규정에 근거해 시행되고 있으며, 교육감의 경우 시·도지사와 동일한 조건이 적용된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주민소환제가 시행된 이후 교육감에 대한 주민투표가 시행된 적은 없다. 주민소환을 청구하려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세 이상 투표권자 10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서울의 경우 지난 ‘6·4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유권자가 총 844만여 명에 달한다. 즉 84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소환청구가 가능한 상황이라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 과정을 거쳐 청구에 성공하면 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 아래 해임 여부를 묻는 투표가 진행되는데, 청구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를 해야 투표함을 개표할 수 있다. 이후 개표를 통해 투표자의 과반의 찬성으로 해임이 결정되면 해당 공직자는 임기와 상관없이 즉시 해임되며, 그 다음 선거에도 출마가 불가능하다.

2011년 당시 곽노현 교육감이 무상급식 정책을 추진하자 일부 시민단체가 주민소환을 청구하기 위해 소환서명을 추진했지만 투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시·도지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총 5번의 주민투표가 시행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모두 투표율이 30%를 넘지 않아 개표도 하지 못한 채 끝났다. 지난해 12월 서기동 전남 구례군수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 돼 주민소환 투표가 진행됐지만, 투표율이 10% 미만에 그쳐 실패했다.

이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주민소환은 성공 여부와는 상관없이 추진 자체만으로 교육감에 대한 학부모들의 비판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곽노현 전 교육감 때처럼 주민소환이 실제 투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고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겪어야 할 혼란은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그러나 주민소환 움직임은 자사고 폐지 강행에 따른 혼란을 야기한 교육감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미가 큰 만큼 조 교육감은 자사고와 일반고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영·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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