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가 자율형사립고 폐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무상복지를 위해 각종 예산을 삭감해 교육의 질을 저하시켰다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내년 7월 주민소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주민소환은 문제가 있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해임 여부를 가리는 투표를 하는 것으로, 교육감이 이를 통해 해직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연) 대표는 19일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해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교육부까지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소송까지 제기하는 조 교육감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혁신학교나 무상급식 등 진보교육감들의 대표 정책만 추진하느라 정작 안전과 교육의 질, 저소득층·장애학생 지원 등은 나 몰라라 하는 교육감의 행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어 주민소환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18일 6개 자사고에 대한 지정취소 결정에 대해 교육부가 직권취소 처분을 내리자 대법원에 무효 소송을 곧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교육감은 헌법재판소에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 간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 당국들이 자사고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까지 벌이게 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일고, 교육이 지나치게 사법화·정치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공학연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일부 자사고 학부모들과 협력해 주민소환을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서 임기 1년 미만의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주민소환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기는 조 교육감 임기 1년이 되는 내년 7월이 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 동안 주민소환을 위한 서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