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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과학적 근거를 통해 효과가 입증됐을때만 ‘숙취해소’ 문구를 쓰거나 광고할 수 있게 되면서 시중에 판매되던 제품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당수 제조·판매업체들이 효과가 없는 제품을 판매 후 ‘먹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숙취해소제는 177개였지만, 숙취해소 기능성 표시를 위해 인체적용시험에 응한 제품은 올해 3월 기준 81개로 집계됐다. 나머지 96개 제품은 생산을 중단했거나 제품 개선·정비 후 인체적용시험에 응할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20년 숙취해소제와 같은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고시를 제정했다. 다만 고시 시행 당시 인체적용시험 기간 등을 고려해 2024년 12월 31일까지 5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올해 1월 1일부터 숙취해소와 관련된 기능성은 인체적용시험 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명시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갖춘 경우에 한해 해당 내용을 표시 또는 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수입식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수입을 원하는 식품에 숙취해소 관련 표시가 있거나 숙취해소 표시를 하려는 경우, 국내 제품과 동일하게 과학적 자료를 갖춰야 한다.

제도 시행 후 시판중인 숙취해소제의 절반 가량이 사라진 것에 대해선 비판이 적지 않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23년을 기준으로 3500억 원에 달하지만 진입 장벽이 낮아 제품이 난립했다"며 "유예기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슬그머니 제품 생산을 중단한 업체들은 그 기간 동안 소비자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숙취해소제 가운데 HK이노엔 ‘컨디션’, 삼양사 ‘상쾌환’, 동아제약 ‘모닝케어’, 한독 ‘레디큐’ 등은 인체적용시험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과학적 자료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숙취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설문지 △혈중 알코올(에탄올)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로 해당 평가 지표를 모두 측정해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생리적·생화학적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만약 실증자료를 갖추지 않고 숙취해소 표시·광고를 하는 경우,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해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