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 비리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가운데 방위사업 원가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방위사업원가관리공정화법’ 공청회가 18일 국회에서 열렸다. 법 제정 찬성 측과 반대 측은 방산업체의 원가자료 제출 의무화 등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찬성 측은 부정행위를 막고 국방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필수 항목이라고 주장한 반면, 반대 측은 기업 기밀이 다른 회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맞섰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오는 24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방위사업원가관리공정화법에 대한 심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국방위가 국회에서 주최한 공청회에서 진술인으로 나선 김혁중 방위사업청 규제개혁법무담당관은 “방위사업계약에 필요한 절차를 법제화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원가계산과 검증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원가부정행위의 발생을 차단하고 근절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하려는 것”이라며 “국방예산을 절감하고 공정한 계약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담당관은 특히 “원가자료 제출은 방위사업계약의 특수성으로 인해 계약 상대자에 대한 원가자료의 의존도가 높은 현 계약 실태를 법제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유선 국민대 법대 교수는 “법안의 핵심인 원가자료 제출 의무, 하도급 업체의 원가자료 제출, 원가자료 검증 등을 위한 조사, 원가부정행위 금지 및 제재 등은 원가부정행위의 지속적인 발생, 다른 입법례 등을 살펴볼 때 과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재흥 법무법인 명덕 변호사는 “대부분 방산업체는 원가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함에도 불구하고 원가부정을 저지르는 기업이라는 가정하에 법안이 마련됐다”고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중소업체의 경우 재료비, 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 등을 방사청이 요구하는 양식에 따라 산정하는 것은 현재 능력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건호 영풍전자 사업관리부장도 중소기업에 대한 부담 증가를 호소했다.

국방위는 24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방위사업원가관리공정화법 심의를 할 계획이다. 일부 의원들은 하도급 업체의 기밀이 주계약업체에 공개되는 문제 발생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법안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