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홍원(가운데) 국무총리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갖기 위해 최경환(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및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며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2010년 40억서 55% ↑ “맛 없다” 학생들 밥 남겨

지난 2010년부터 무상급식을 시작해 전국 무상급식의 진원지가 된 경기도내 초·중·고 학교마다 학생들이 급식을 남기거나 먹지 않고 버리는 잔반이 갈수록 늘면서 음식물 처리비용도 연간 수십억 원에 달하고 있다. 무상보육 등을 외면한 채 편성한 무상급식 예산이 줄줄 새고 있는 셈이다.

11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 지미연(새누리·용인8) 의원에게 제출한 행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도내 2039개 초·중·고등학교에서 쏟아져 나온 급식 음식물 쓰레기가 지난 한해 동안 7만6164t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도 61억71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도 지난 7월 말까지 잔반량이 3만6217t으로 나타났으며 지난 7월까지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만 34억8056만 원으로 집계돼 연말까지의 급식 잔반 처리 비용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같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과 처리 비용 증가는 2010년 133만2758명에서 2013년 117만5100명으로 4년 만에 15만7658명이나 감소하는 등 고등학교를 제외한 급식대상 초·중학교 학생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무상급식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은 2010년 4만9138t,2011년 5만8274t, 2012년 6만4765t으로 증가했으며 처리비용은 덩달아 늘어나 2010년 39억7900만 원(1869개교)에서 2011년 47억2000만 원(1930개교), 2012년에는 52억4700만 원(1941개교)으로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의 이 같은 쓰레기 처리비용은 지난달 교육부의 국정감사자료에서 밝혀진 지난해 전국 학교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 202억 원의 30.5 %가 무상급식이 처음 출발한 경기도 지역에서 발생, 급식예산이 줄줄 새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상급식 잔반 증가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위탁업체의 비용이 늘고 조식과 석식을 제공하는 학교가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학교급식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맛이 없다’며 불만을 갖고 배식받은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버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시범사업 등을 운영해 처리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지만 학교 차원의 ‘잔반줄이기 캠페인’에 그치면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용인시의 경우 학생수가 수원시보다 적은데도 371t이나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미연 의원은 “각급 학교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은 처리 단가의 상승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학생들이 급식을 많이 남기면서 잔반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급식 잔반 음식물 쓰레기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급식의 질을 높이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