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무상보육 지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간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과 충청권 3개 교육청 진보 교육감 등의 색다른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부산은 김석준 교육감이 핵심공약인 ‘중 1 무상급식’을 먼저 포기(1년간 유예)하는 결단을 내린데 이어 대전·충남·세종 등 충청권 3개 시·도 교육청들은 누리과정 예산을 최고 7개월치까지 편성했다. 이는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거나 2∼3개월치만 축소 편성키로 한 것에 비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이들 교육청들은 “타 시·도 공조 문제도 고민했지만 주민들이 겪을 불안감과 혼선을 막는 것이 우선이어서 다른 예산을 절감해 관련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11일 각 시·도 교육청의 2015년 예산 편성안에 따르면 충남교육청은 내년 예산안에 유치원 누리과정 소요액 650억 원과 어린이집 보육료 7개월치에 해당하는 633억 원을 편성했다. 세종교육청도 유치원 누리과정 67억 원과 어린이집 보육료 6개월분인 78억 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시켰다. 양 교육청은 전교조 지부장 출신으로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김지철·최교진 교육감이 이끌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800억 원대의 예산을 절감하고 추가로 130억 원대의 30개 교육정책사업을 축소·폐지해 내년 누리과정 예산을 추가 확보했다. 유치원 교원 해외연수 등의 사업은 ‘일몰제’를 적용했다. 대전교육청의 경우 학교 기본운영비 5% 삭감 등 각종 교육사업비 축소를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내년 시행키로 했던 중1 무상급식을 포기하고 이 부분 가용재원 106억 원을 교육환경 개선, 일반고 수업개선 역량 강화, 원어민교사 운영 지원 등 가장 시급한 사업에 사용키로 했다. 재정난으로 교육지원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민해오던 부산시는 50억 원의 무상급식 지원은 하지 않는 대신 학교 시설 개·보수비 30억 원은 추가 지원키로 했다.

부산의 무상급식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만 시행하고 부산시의 교육청에 대한 지원비율은 23.5%(232억 원)에 불과해 전체예산, 지원액, 대상 규모 등의 면에서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지만 김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먼저 유예한 것이다.

부산 = 김기현·홍성 = 김창희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