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무상급식으로 인해 쏟아지는 음식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이 한해 60억 원이 넘을 만큼 예산 낭비가 심한데도 법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누리과정에는 필요한 예산의 절반 이상을 반영하지 않아 영유아 학부모, 보육계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1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내년 어린이집 보육료 전액 5670억 원과 유치원 교육비 735억 원을 편성하지 않은 채 총 11조7160억 원 규모의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지난 10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누리과정 총 소요액 1조460억 원 가운데 38.8%인 4055억 원만 편성하고 나머지 61.2%인 6405억 원은 편성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는 부모들의 거센 비판은 물론 도내 어린이집들도 비상이 걸렸다.

수원 인계동의 유치원생 학부모 박모(41) 씨는 “아까운 급식처리 비용을 줄여서라도 유아나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비, 보육료 같은 지원은 계속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교육청이 교직원들의 급여는 올려주면서 힘없는 어린이들의 보육료를 깎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용인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도 “내년 교육과 행사가 예정돼 있는데 비용 지원이 안되면 어쩔 수 없이 학부모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돈 때문에 누리과정 교육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나올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경기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도 “도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에는 전액(4216억 원)을 반영하면서도 꼭 지원해야 되는 유치원비, 어린이집 보육료는 제외시켰다”면서 “예산안 제출에 이어 의회 심의에서도 영유아 부모를 무시하는 처사가 계속된다면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수원 = 송동근 기자 dk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