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남경필 경기지사가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또 일부 시·도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을 2~3개월 편성하기로 합의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이후 예산 편성 시 또다시 교육부와 교육청 그리고 지자체 간 갈등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교육감들이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에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등 두 사업 모두 총 예산 안에서 분담 비율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두 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선거공약이라는 정치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무상급식의 경우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들을 탄생시킨 ‘효자 상품’이었고, 누리과정은 2012년 대선 공약의 산물이다. 모두 자신들이 공약한 것에 예산을 우선 편성하려 했는데, 경기침체로 인해 교육청에 지급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총 예산 자체가 줄어들면서 우선 순위를 놓고 갈등이 심화됐다. 선거 당시 대통령·광역단체장·교육감들이 내세운 구호는 비슷했다. ‘전면’ ‘무상’ ‘완전 실현’ 등이다.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상 공약이 많아 소요되는 예산이 막대하고, 당장 올해 혹은 다음 해 시행을 추진하면서 예산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만 3∼5세를 대상으로 한 누리과정 예산은 지난해 1조5051억 원, 올해 3조4156억 원, 내년 3조9284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까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자체 지원금으로 편성됐지만, 내년부터는 모두 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한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