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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문화일보가 창간 2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10년 후 한국경제와 나의 생활형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 가량이 ‘10년 후 한국경제는 초저성장을 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한 것은 국민들이 한국경제의 성장에 거는 기대치가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불황이 지속된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3%대로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접은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순환의 관점에서 ‘내년에는 좋아지겠지’라고 막연하게 희망을 품었던 경제인식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10년 후 한국경제 성장률에 대해 ‘지금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긍정적 응답은 14.2%에 불과했다. 반면, ‘지금보다 낮은 수준의 초저성장’(36.5%), ‘마이너스 성장’(10.8%) 등 부정적 전망은 47.3%로 긍정적 답변의 3.3배에 달했다. 경기회복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반응인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중에는 ‘자영업자’(17.4%)와 ‘40대’(15.5%)층에서 평균보다 특히 높았다. 이들이 현재 경기침체의 부담을 가장 무겁게 지고 있다고 여기는 응답층임을 알 수 있다. 한국경제가 ‘일본형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10년 후 한국경제의 세계 무역 점유율 순위 전망에 대해서도 ‘10위 밖으로 밀려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34.8%였다. 이는 ‘6∼7위로 올라갈 것’(21.4%), ‘5위권 내로 진입할 것’(5.8%) 등의 순위 상승을 점치는 긍정 전망(27.2%)보다 많았다. ‘8∼9위로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는 중립 전망은 34.8%였다. 지난해 한국의 세계 무역 점유율 순위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9위였다.

다만, 10년 후 1인당 국민소득의 전망에 대해선 ‘2만 달러 후반대로 약간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3만 달러를 넘어 크게 증가할 것’(10.3%)이란 응답을 합하면 향후 소득수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50.3%였다. ‘현 수준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은 15.8%였고, ‘2만 달러 중반대로 현 수준과 비슷할 것’이란 중립 응답은 32.0%였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