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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 실적이 지난 2분기 실적을 밑돌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업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만에 9% 이상 급감한데다 4분기 실적 전망 역시 악화일로여서 장기화하는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증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0조7000억 원으로 지난 9월 1일 추정치(33조8000억 원)와 견줘 한 달 새 9.2%나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 실적(30조 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지난해 3분기 실적 34조7000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11% 이상 하락한, 부진한 성적이다.

순이익 추정치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9월 1일 기준 26조 원이었지만 최근 23조1000억 원으로 11.2% 가량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순이익 실적은 지난 2분기 순이익 실적(23조7000억 원)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25조7000억 원)과 비교했을 때도 10% 이상 감소한 수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보통 기업 실적에 대한 추정치는 실제 실적보다 높게 계산된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실제 올해 3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욱 낮을 것”이라며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 실적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또 “특히 자동차, 에너지, 화학, 조선, 기계, 전자장비 등 경기민감 대형주들의 실적 추정치가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4분기 실적 역시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상장사 130곳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6조3786억 원으로 연초 추정치인 35조2373억 원 대비 25.1%가량 감소했다. 한 달 전 추정치인 27조8780억 원과 비교해도 5.4%가량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 추정치 역시 한 달 전 추정치(21조1346억 원)에 비해 1조 원 가량 감소하며 20조158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강달러, 엔화 약세 등의 악재를 연달아 만난 국내 기업들이 ‘실적’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위기상황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증시에도 반영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로 3분기(7월 30일) 한때 장중 2093까지 치솟았던 코스피지수는 4분기 들어 실적 악화 등을 우려한 외국인이 대규모로 물량을 내다팔면서 1900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