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주체는 기업들인데, 기준금리 인하가 기업 투자로 연결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 한은 본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의 화두가 ‘성장’임을 강조하며 기업인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날 김신 삼성물산 사장,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 대기업 CEO 7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국의 성장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지만 견고하지 않다”며 “기업의 투자심리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하면 성장 모멘텀을 살려 나갈 것인지가 화두인데 성장의 주체는 바로 기업”이라고 투자를 독려했다.

그는 주요 선진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 “일본과 유럽이 전례 없는 금융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데도 불구, 기업 투자가 잘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엔화 약세까지 더해 기업의 수익성이 꽤 좋아졌는데 수익성이 투자로 연결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투자가 부진하다”며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8%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조치와 관련해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기업 입장에선 기준금리가 인하돼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자 “기준금리를 낮출 때 여러 고민을 많이 했다. 한쪽에선 가계부채를 우려했지만 성장의 모멘텀, 불씨를 이어 가겠다는 생각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GDP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수출 지표들이 악화된 것에 대해 “해외 생산과 가공, 중개 무역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 국장은 민간소비와 관련해서는 “세월호 참사 충격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조적으로 소비가 크게 활성화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