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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시장에서의 ‘차이나 파워’도 갈수록 그 위세를 더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4년간 해외 석유·가스 인수·합병(M&A)시장에서 1200억 달러(120조 원)를 투자하며 해외 자원개발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해외 자원개발시장에서 중국 자본에 밀려 번번이 실패한데다 최근 국내 공기업들은 부채 축소를 위해 투자했던 해외 자원개발 지분 등을 앞다퉈 매각하고 있어 해외 자원개발을 둘러싼 중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일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에너지 기업이 해외 석유·가스 M&A에 투자한 금액은 2010∼2013년까지 4년 동안 매년 300억 달러대의 투자에 나서 1200억 달러가량에 이르렀다.

지난 2012년 아시아 기업의 석유·가스 M&A 실적(금액기준)을 보면 상위권은 중국 에너지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 1위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2위는 시노펙, 6위는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등이다. 중국 에너지기업들은 석유·가스 등 전통자원은 물론 셰일가스·타이트오일 등 비전통자원까지 투자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국 에너지 기업들은 미국 셰일가스 지분투자에만 2011년 13억 달러, 2012년 29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한마디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부터 아시아·북미 지역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해외 자원개발시장에서 중국 자본에 밀려 투자에 실패한 사례도 수차례에 이른다.

지난 2009년 정부의 지원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호주의 10위권 광업 기업인 팬오스트사 지분 11%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갑자기 중국 기업이 3배가 넘는 1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가로챘다.

또 호주 로즈베리 복합광산 인수에 나서 계약단계에 이르렀지만, 계약 직전 중국 기업이 그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인 오즈미네랄을 17억 달러에 통째로 인수해버린 사례도 있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래 가능성과 해당 국가와의 관계까지 고려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중국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없다”며 “자원 빈국인데 오히려 자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줄이면, 앞으로 예상되는 결과는 뻔하다”고 말했다.

박민철·노기섭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