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년 사이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려 수출 1위 품목을 대거 늘리는 등 전세계에 ‘차이나 파워’의 위세를 떨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수출 선진국인 독일, 미국 등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들 국가도 수출 1위 품목이 점차 감소하며 중국에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2일 유엔 세관 통계 데이터베이스인 컴트레이드(UN Comtrade) 등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 수출 1위 품목이 지난 2002년 802개, 2012년 1485개로 늘어나는 사이 미국은 같은 기간 862개에서 603개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독일 740개의 수출 1위 품목이 703개로 줄었으며 일본도 304개에서 231개로 줄어든 상태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 국가들의 수출 1위 품목수가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한 반면, 중국은 그 수를 계속 늘려온 만큼 중국의 영향으로 기존 수출 선진국들의 수출 1위 품목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독일 등은 모두 세계 수출 1위 품목 가운데 화학제품과 철강 분야의 품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에도 중국의 수출 증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도 화학제품과 철강제품 부문에서 세계 수출 1위를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내수시장에 철강재가 과잉 공급되고 있음에 따라 이들 중 상당수를 수출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체 수출 1위 품목 가운데 화학제품이 24.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철강 품목도 9.3%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도 화학제품과 철강이 수출 1위 품목 중 각각 18.6%와 18.2%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수출 1위 품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이 몰려 있다.

독일은 수출 1위 품목 가운데 비전자기계(22.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화학제품(21.3%)과 철강(13.7%)을 합친 비중은 비전자기계를 압도하고 있어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