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6일 오전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대립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 야당도 참석해야 한다고 압박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일방적으로 정한 의사일정에는 응할 수 없다며 맞섰다.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서도 여당은 변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고, 야당은 어렵게 마련된 협상의 단초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간 협의, 여야 원내대표 회동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협상이 진행됐지만 새누리당이 본회의 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 등 91개 안건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회동을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하고 9분 만에 아무 소득없이 끝났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입장이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국민과 새누리당에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의원총회를 언제 하느냐”며 새정치연합이 요구하는 본회의 연기 이후의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에서 우리당 의총 날짜까지 정하느냐”면서 “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의지가 있느냐”고 받아쳤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이날 오전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잇따라 회동했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이 정한 일정대로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예정대로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를 연기할 경우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야당은 아직 다음 본회의 날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 본회의 날짜를 합의하지 못한다면,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개최해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이 전날 야당과 면담한 후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진상조사위원회가 안된다면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여당은 상황 변경이 없다고 일축했다.

새정치연합은 유가족이 입장 변화를 보여 세월호특별법 처리의 단초가 마련된 만큼 본회의를 연기해야 한다고 맞섰다. 새정치연합 원내 관계자는 “선례가 될 수 있어, 여야 합의 없이 정한 일정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성진·민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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