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욕설과 막말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무산시킨 공무원 노동조합원들의 집단행동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회의장을 가득 메운 노조원 500여 명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이다. 이들은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꾸리고 “공적연금 강화” 등 고성을 지르며 토론회를 중단시켰다.

이날 주축이 된 전공노는 2009년 설립 신고 당시 노조원에 해직자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설립 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현재까지 합법 노조로 인정받지 못한 채 ‘임의 단체’로 남아 있다. 다만 2009년 당시 전공노로 편입된 민주공무원노조와 법원공무원노조가 합법적인 노조 지위를 갖고 있어 상당수의 전공노 노조원들이 이 두 노조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전교조 역시 합법노조로 활동해 오다가 전공노의 경우처럼 해직자에게도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규약 때문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임을 통보 받았다. 그러나 지난 19일 서울고법이 전교조가 제기한 법외노조 효력 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확정 판결 전까지 합법 노조로서 활동하게 됐다. 반면 공노총은 정식으로 설립신고가 이뤄진 합법 공무원 노동조합이다. 전공노의 경우 합법 노조가 아닌데도 22일과 같은 단체행동을 이어나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하지만 공무원 노조의 합법성 여부를 떠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공무원의 단체행동은 그 자체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설사 합법적인 노조라고 해도 공무원 규정상 단체행동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22일 공무원 노조원들의 행위를 단체행동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단체행동의 판단 기준은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했는지, 집단행동 지시가 조직적으로 있었는지 등이다. 안전행정부 공무원윤리복무관실 관계자는 “불법 단체행동은 통상적으로 폭력과 연결되는데 이날 행사에서는 정상적인 사회진행이 안 들릴 정도의 고성과 욕설이 오갔으나 이걸 물리력 행사로 판단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체행동 지시가 노조 차원에서 있었는지, 노조원들의 개별 활동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