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사건’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원세훈(63) 전 국정원장이 항소 의사를 밝히고 검찰도 항소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항소 절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를 결정하게 되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게 된다. 검찰과 원 전 원장은 판결 선고 후 7일 이내에 원심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또 이들은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 접수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다만 검찰이나 변호인이 정해진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는 기각된다.

검찰은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에 관해 반박하는 내용을 항소이유서에 기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국정원법 위반만으로 항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이 상상적 경합(想像的 競合·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으로 돼 있어 분리가 안된다”고 말했다.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하면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넘어가고, 서울고법의 선거 전담 재판부인 2·6·7부 중 한 곳으로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1심 증거자료 등을 바탕으로 필요하다면 증인을 다시 법정에서 신문할 수 있다. 만약 검찰이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항소를 하게 된다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원 전 원장에 대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하지는 못한다.

원 전 원장에 대한 2심 결과가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3개월 이내에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지만 이미 1심에서 공소장변경 절차가 마무리됐고, 방대한 증거조사가 이뤄진 만큼 내년 2월 말 법원 인사 전에는 선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유진·김동하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