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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사진)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방탄국회’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행정부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의회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행정부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까지 차단하는 ‘특권 장막’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125일째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은 ‘무노(無勞) 국회’에 대한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의원들이 ‘동료 구하기’라는 집단적 도덕 불감증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할 일은 하지 않고 특권만 챙기는 19대 국회가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회 ‘무용론’ 및 ‘해산론’까지 나오고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불체포특권은 영국의 절대 왕권에 야당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시대에 국회의원 개인의 비리와 위법 행위까지 감싸는 데 악용되고 있다”며 “국회 선진화법 등 국회법을 통해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고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이 성숙된 만큼 불체포특권은 시대 발전에 맞춰 폐지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절대 왕권으로부터 의회를 보호하기 위해 불체포특권을 처음 도입했던 영국은 민주주의 발달과 의회 권한이 커지면서 불체포특권을 사실상 내려 놓았다. 미국은 대부분의 범죄에 대해 언제든지 의원 체포가 가능하며, 민사상의 체포에 대해서만 불체포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일본도 국회법에 불체포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를 정해 놓았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송 의원건을 ‘특혜’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법의 형평성에 대해 위화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면서 “일반 국민들과 공직자들은 강하게 처벌하면서 국회의원만 특별히 보호를 받을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들이 자체적인 자정 의지나 능력도 없이 소위 힘만 행사하며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권에 물든 국회의원들은 자정 노력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13대 국회 때부터 16대까지 국회윤리특위원회가 의원들의 징계를 결정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17대 국회에서는 37건의 징계안 중 27건이 폐기되거나 철회됐고, 18대 국회에선 54건의 징계안 중 1건만 가결됐을 뿐이다. 19대 국회에 올라온 31건도 여전히 계류 중이다. 총선이나 대선 때 ‘불체포특권 포기’ 등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했지만 선거만 끝나면 없었던 일이 됐다.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노력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대 전반기 국회에서 활동했던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회(위원장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5월 말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조항으로 기존 현행범인 경우 외에 장기 5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혐의자의 경우를 추가하는 개헌안을 강창희 당시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바 있다. 징역 5년 이상은 형법상 내란죄, 방화죄, 살인죄, 강간치상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3000만 원 이상 뇌물수수와 같은 중범죄가 해당한다. 그러나 법개정에 나서야 할 19대 국회는 요지부동인 상태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체포동의안을 기명투표화하고 투표 당일 혐의 의원의 신상발언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만용·이화종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