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일반적인 인식보다 “더 심각하며, 더 가까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27일 IMF 간행물인 ‘파이낸스 앤드 디벨로프먼트’ 최신호 기고에서 “어두운 그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늘이) 더 심각하며 더 가까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침체 탈피를 위해 제로 금리를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 기대감을 부추기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유로 지역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블랑샤르는 “유로 지역이 여전히 분명한 디플레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일부 취약국에서는 (위험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위기 타개를 위해 인플레와 금리 상승에 융통성을 두는 것이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경제를 더 부추길 수 있도록 하는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금융규제에 대해서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초당적 기구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 경제의 부진한 성장률(0.9%)을 지적하면서, 2014년도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 전망치 2.6%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CBO는 다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크게 개선돼 2015∼2016 회계연도에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와 독일이 올해 2분기에 각각 제로 성장과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를 나타냈다고 14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경제가 0.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이로써 프랑스 경제는 올 들어 2분기 연속 제자리 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 연방 통계청 역시 2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발표해, 앞서 전문가들의 0.1% 감소 예상을 밑돌았다.

오애리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