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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여파가 앞으로도 2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업체가 50%에 달하는 등 내수 부진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수출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져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협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28일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경기가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회복세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업체 197개를 대상으로 7월 21일∼8월 12일 벌인 설문조사에서 50.3%가 세월호 사고의 매출 영향이 ‘앞으로 1개월은 더 갈 것’이라고 응답했고, 30.1%는 ‘2∼3개월’, 19.6%는 ‘3개월 이상’이라고 답했다. 응답업체의 절반 정도(49.7%)가 세월호 여파가 2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한은은 “7∼8월 중 소비 및 서비스업 생산이 2분기보다 나아졌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소비심리도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도 향후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2분기 대비 보합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출 부문에서도 제조업체들이 이미 원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31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업체의 74.3%가 ‘원화강세의 영향을 이미 받고 있다(상당한 영향 36.7%, 약간 영향 37.6%)’고 답했다. 또 14.1%는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해 모두 88.4%가 원화 강세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엔저(엔화 가치 하락) 재개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김정식(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일시적인 부양 효과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기업투자 부진과 가계소득 정체에 따른 구조적인 내수 부진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엔저 등 대외 여건도 시차를 두고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세월호 문제로 경제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