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내 일자리는…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4 건설인재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건설업체들이 진행하는 채용설명회 및 취업특강을 듣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정부가 30개 민생안정·경제활성화 관련 중점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들 법안의 입법 지연으로 청년 일자리 35만개가 사라지고, 빈곤층 40만여 명의 생활고가 더욱 가중될 처지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300만 명의 소상공인 지원금 2조 원이 공중에 뜰 위기에 처해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차별적 규제완화와 서비스업 연구·개발(R&D) 투자확대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교육, 의료, 법률, 콘텐츠 등 주요 서비스 분야에서 2020년까지 청년 일자리 35만 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난 2012년 연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다. 하지만 2012년 7월 발의된 이 법안은 2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유해한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숙박 시설에 한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설치를 허용하는 ‘관광진흥법’도 오는 2017년까지 1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2년 가까이 국회 계류 중이다.

또 복합리조트 공모방식 도입을 담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3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향후 10년간 1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새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모두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재연 우려도 나온다. 단일화된 기초수급자 선정기준을 급여에 따라 다층화하는 내용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으로 140만 명이던 수급자가 180만 명으로, 40만 명 늘 것으로 추정되지만 1년 넘게 표류 중이기 때문이다. 2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신설해 300만 명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자금,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는 ‘국가재정법’도 2년 가까이 국회에 묶여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민생·경제활성화 법안의 입법 지연에 따른 타격이 청년·빈곤층·소상공인 등 전방위로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민생 안정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이들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총력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관련 부처 차관들을 매주 소집해 국회의 법안 통과 관련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의원들을 상대로 관련 법안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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