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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가 뭐예요?’

최근 전 국내 전문직 가운데 변리사의 2013년도 평균 소득이 5억5900만 원을 기록, 2005년부터 9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변리사’라는 단어가 오랜 시간 동안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락내리락했으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변리사의 업무와 선발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변리사단체는 자신들의 소득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며 반박했다. 이 때문에 변리사 소득 논란이 일면서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

변리사가 갑작스럽게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 21일 한 국회의원이 지난해 전문직종 연평균 소득을 공개하면서부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명재(새누리당) 의원은 세무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변리사의 평균연봉이 5억5900만 원으로 지난해에 평균수입 최고 직업에 올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변리사에 이어 변호사가 4억900만 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관세사가 2억96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회계사(2억8500만 원)와 세무사(2억5400만 원), 법무사(1억4700만 원), 건축사(1억1900만 원), 감정평가사(6900만 원) 순이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대한변리사회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변리사회는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소득과 매출액을 혼동한 것”이라며 “소득 산출의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인건비와 임차료 등을 포함한 각종 사업경비를 제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리사회는 “의원실에서 근거로 제시한 국세청 자료는 개인별 자료가 아니라 사업장 단위로 계산한 것”이라며 “이는 개별 변리사 1인당 수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당 매출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사업장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1건으로 계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변리사들의 소득 수준과 관련해 변리사회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5년차 정도가 되면 통상 한 해 기준 7000만 원선이고 10년차 이상인 경우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선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박 의원실은 “사업장 단위로 계산된다는 주석을 분명히 달았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변리사가 한 해에 벌어들이는 수입이 다른 전문직과 비교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변리사라는 직업 자체가 동경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변리사가 유망 직종으로 주목을 받고 있음에도 실제 변리사가 하는 업무나 선발 과정 등에 대해 자세히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변리사는 산업재산권에 관한 전문자격사다. 주 업무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 산업재산권과 관련된 상담 및 권리 취득이나 분쟁 해결에 관여한다. 변리사가 하는 일은 크게 등록, 분쟁 해결, 자문 관리 업무로 나눌 수 있다. 산업재산권의 출원에서 등록까지 모든 절차를 대리하는 것이다.

변리사는 또 무효심판·취소심판·권리범위확인심판·정정심판·통상실시권허여심판·거절(취소) 결정불복심판 등 각종 산업재산권 분쟁사건을 대리하며 심판의 심결에 대해 특허법원 및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경우, 권리의 이전·명의변경·실시권·사용권 설정시 대리 업무 등을 담당한다. 변리사는 그 외 기업 등의 산업재산권에 대한 자문 또는 관리 업무도 담당한다.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거나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가 변리사 등록을 하면 된다. 그러나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기까지에는 녹록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변리사 자격증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뉜다. 먼저 1차 시험은 매년 3000여 명이 응시하는데 이중 변리사 최소 합격 인원인 200명의 3배수 정도가 뽑히게 된다.

2차 시험은 1차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과 1차 시험 면제자들을 포함해 매년 1000여 명이 응시한다. 이 중 변리사로 최종 합격하는 인원은 200여 명 수준이다. 지난 2013년 변리사 자격증 2차 시험은 총 1138명이 응시했고 최종 합격 인원은 222명으로 역대 최소였다. 경쟁률은 5.1대1이었다. 올해 변리사 자격증 2차 시험은 지난 7월에 치러졌다.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변리사 2차 시험에는 1차 시험에 합격한 635명과 1차 시험 면제자 648명을 포함해 총 1283이 응시했고 경쟁률은 6.4대1이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정부가 변리사 시험의 합격 인원을 현재의 200명 수준으로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